먹튀의 추억 (소고기)
소고기를 주제로 글을 쓰려고 생각을 해보니,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생각이 났다.
이 이야기는 그 첫 번째 이야기!
정확히 나이가 기억이 난다.
25살때의 이야기 그러니깐 2008년때의 이야기다.
2008년에 나는 대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학교에서 '호텔뱅크' 라는 나름 학술 동아리의 회장직을 맡고 있었다.
나의 전공은 '컨벤션 이벤트'와 '호텔 경영' 복수 전공을 하고 있었고
호텔 관광 대학내에 우리 동아리 '호텔뱅크'는 나름 꽤 규모가 큰 학술 동아리였다.
물론 학술 동아리이지만,, 대학 동아리들이 대개 그렇지 않나?
학술 보다는 술잔을 기울이는데 더 열심히 하던,, 그런,, ^^
오른쪽이 그때의 나이고,,
왼쪽이 '고등어 구어'편에도 언급되었던 돼지다.
당시 내가 '호텔뱅크'의 회장
돼지가 부회장을 맡고 있었다.
아 사진상에는 둘 다 담배를 피고 있지만,
현재는 둘다 담배를 피지 않는다..
열심히 학교 생활을 하며 술을 마시는데 노력을 기울이다보면,,
학교 앞, 동아리방에서 마시는것에 지치게 된다.
그래서 돼지와 난 동아리 엠티를 기획하게 된다.
대학생들의 엠티라..
공기 좋은 곳
탁 트인 곳에서 죽어라고 마시자고 작정하는,,
그리고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완성이 되는,,
생각만 해도 설레이는 그런..^^
우리 동아리는 학년 당 인원이 30명 이상이 되는
나름 규모가 있던 동아리 였기에,
엠티를 기획하게 되도 쉽게 진행을 할 수 없는,,
준비 과정이 엄청난 일이었다.
그 당시도 돼지와 나는 엠티를 준비하면서 필요한 물품을 사기위해서
부산에 위치한 '진시장' 이라는 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부산 동구에 위치한 진시장이다.
지금은 꽤 현대화 되어있지만,
조선시대부터 개설되어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유서깊은 시장이다.
부산에서 제일 규모가 큰 시장이다!
엠티 때 필요한 여러가지 물품을 구매하고
돌아가려고 하다가,
" 돼지야! 우리 밥 먹고 갈까? "
" 그럴까? 뭐 먹을래? "
동아리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깐,
엠티의 예산 규모가 학교의 지원금까지 더해서
몇 백만원이나 되기에 그 당시 내가 가진 돈은 많았다..
물론 그 돈을 부정된 방법으로 사용하거나 하진 않았지만,
이럴때의 밥 값 정도는 경비 처리할 수 않은가?
" 돼지! 우리 소고기 먹자! "
(돼지한테 소고기를 권하다니,, 미안)
" 소고기? 비싸자나,, "
사실 25살의 대학생이 소고기를 사먹다니,,
" 회비로 경비 처리 하면 된다!! "
그렇게 우리는 진시장 근처에 위치한 한 소고기 집으로 향했다.
그때의 시간이 한 3시정도 되었으니 식당은 한산했고,
식당의 종업원들도 다소 의아한 눈빛과 함께 우리를 반겼다.
우리는 방으로 자리 잡지 않고,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주문을 했다.
" 뭐 먹을건데? 뭐 먹으면 되는거고? "
돼지는 메뉴 선택에 있어 다소 소극적이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사실 뭐 다녀본적이 있어야 당당하게 주문을 제대로 하지..
그래도 당시 난 친구 중에 한 명이 식육식당을 운영을 하고 있어서,
주워들었던 모든 기억을 떠올려서 돼지를 대신하여 주문을 주도했다.
" 이모~ 여기 등심 3인분 주시구요! 아 돼지 우리 술도 한 병 시킬까?"
" 그.. 그럴까? 낮이니깐 딱 한 병만 마시자! "
" 그래 소고기 먹을 땐 비싼 술 마셔야 한다! 소주 이런거 말고! "
비싼 안주를 먹을 땐 비싼 술을 마셔야한다는 생각은 아직까지도 나한테 유효하다..
그래서 참치집에서 참치랑 술을 즐기때에도
소주 대신 '화랑'을 즐기곤 한다.
그런데 비싼 술을 뭐 마시지?
비싼 술도 마셔봤어야지,, 알지..ㅋㅋㅋ
우리는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마셔봤던 복분자나 이런거 말고
'천년약속' 이라는 당시에 나름 인기가 있었던 술을 한병 주문했다.
상황버섯 발효주,, 천년 약속
2005년 부산에서 APEC 정상회담이 열렸었는데,
당시 건배주로 쓰였던 만큼 나름 잘 나가던 술이다..
건배주로 천년약속과 보해 복분자술이 사용이 되었는데,
복분자는 코리아 레드 와인으로,
천년약속은 코리아 화이트 와인으로 소개가 되었다는데,
외국인들은 복분자는 비교적 맛있게 마셨지만,,
천년약속은 대부분...^^
그렇게 천년약속과 소고기를 구워 먹고 있을때 쯤,,
갑자기 식당이 시끄러워지면서 대규모의 손님이 들어왔다.
그 손님들은 다들 머리가 빨간띠를 두르고 있었다.
한 회사의 노사 단체의 시위단 같았는데,,
갑자기 그 시간에 100명에 가까운 시위단에 가게에 들어왔다.
점심시간을 마치고 저녁시간을 준비할만한 그 시간에
갑자기 가게에 100명에 가까운 단체 손님이 들이닥치니,,
그 소고기 집은 난리가 났다..
몇 안되는 직원들은 단체 손님을 챙기느라 분주했고,
그로인해 우리는 더더욱 소외받기 시작했다..
소고기의 양대 산맥이라고 볼 수 있는 등심과 갈비살
난 개인적으로는 떡심이 가득한 등심과 육회를 같이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고기를 좀 더 주문하려고 했었다..
" 이모! 사장님!! 여기 고기 2인분 더 주세요!! "
그렇게 아무리 불러도 주문을 해도 우린 철저히 무시당했다.
많이 바빠서 그러려니 하기엔 좀 도가 지나쳤고,
기분이 나빠진 우리는 가게를 나서기로 했다.
" 가자~ 뭐 장난 하는 것도 아니고!! "
" 그래 가자~ "
" 여기 계산해 주세요!! "
우린 계산을 요청했고,,
카운터 앞에서 몇 분 동안 몇번을 계산을 요청했지만,,
역시나 철저히 무시당했다..
그 순간!
돼지와 나의 눈빛은 통했고,,
우린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가게 밖으로 몸을 옮긴 후..
가게문을 나서자마자 뛰었다..
그 스피드는 우사인 볼트를 넘어 치타 정도랄까?
그렇게 골목 골목을 뛰어 한 500m는 도망쳐 온 듯 하다..
" 아놔~ 먹튀!! "
" ㅋㅋㅋ 내 태어나서 이런적 처음이다..!! "
돼지는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네,
난 뭐 어릴때 한 두번 있었던 듯 했지만..
어째뜬 우리는 우리 동아리의 엠티비를 부정한 곳에 쓰지 않았고,
물론 의도와는 다르게 경비 처리도 하지 않았다!!
회장 그리고 부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했다.
최선을 다해서 뛰었고 최선을 다해서 돈을 아꼈다!
작년 여름에
해운대에 위치한 값비싼 소고기 집에서 돼지에게 소고기를 사준적이 있다.
그 날은 등심이 아니라 갈비살이었는데,
역시 돼지는 소, 돼지 가리지 않고 잘 먹드만,,^^
이제는 내가 얻어 먹을 차례인가?
시간이 지나서 그 소고기집에 들러서
영화 '변호인'의 한 장면 처럼,,
그땐 그랬어요.. 하면서 소고기 값을 지불하고 싶지만..
솔직히 어디였는지 기억이 나지도 않고..
또 뭐 그다지 그러고 싶지도 않은게 사실이다!!